
필레아페페는 내가 처음 집에서 식물을 키워야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가장 먼저 산 식물 중에 하나이다. 구글에서 하우스 플랜트를 검색했는데, 차이니즈 머니플랜트라고 이름이 붙어 있는 이 페페로미아 필레아가 눈에 들어왔다. 쟁반같기도 하고 접시같기도 한 이 위성이 연상되는 삐죽삐죽 동글동글함이 그냥 맘에 들었다. 그리고 그 마음이 한결같다. 어찌 이 귀요운 생명체에게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처음 집에 왔을 때 필레아는 뭔가 잎도 빳빳하고 판판하게 펴진 이쁜 모습이었는데, 우리집에 오고 나서는 일단 뒤쪽으로 말리는 잎이 많고, 좀 얇아진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래도 햇빛 부족, 습도도 되게 낮은 편이고, 무엇보다도 통풍이 거의 안되는 환경에 살다보니 그런것 같은데,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
필레아는 키우기 쉬운 식물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되는데, 페페로미아 식물들이 잎이 두껍고 다육과 식물마냥 물을 머금고 있어서,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식물은 말라죽는 경우보다 과습으로 인해 뿌리나 줄기가 녹아내려 죽는경우가 더 많기때문에, 물을 가능한 안주려고 노력하는데, 가장 쉬운 물주기 방법 중 하나는 흙이 바짝 마르다 못해, 화분이 가볍다 싶을 정도일 때 물을 주는것이다. 내 필레아는 화분자체가 무게감이 있어서 흙이 가벼운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잎이 웬지 밑으로 쳐질려고 하는듯 힘이 없을 때 물을 준다. ㅎ

아 필레아 키우면서 깜놀한 적이 한번 있는데, 어느날 문득 보니 잎 뒷면에 흰색 동그란 가루같기도하고 벌레같기도 한게 잔뜩 붙어있었다. 벌레인줄 알고 놀라 급 검색해보니, 물에서 미네랄이 나와서 그런거라고. 과습이 되면 더 많이 나온다고 하니, 또 한번 과습주의를 다짐.

때로는 풍성하게, 또 출장으로 집을 몇달씩 비울때면 잎을 우수수 떨구기도 하면서 키워온게 벌써 3년이 되었다. 그래도 블랙떰 내 손에 죽지않고 잘 버티고, 자구도 많이 내는 (자구는 화분이 작아서 뿌리가 꽉 찰때 많이 낸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모체 화분은 싸이즈를 큰걸로 바꾸지 않고 있다. ㅎ) 기특한 필레아. 줄기만 길어지기도 하고 좀 못생겨지고 있어도 개성있고 내가 많이 이뻐한다.

요즘 뉴욕 날씨는 4월 임에도 80도를 웃돌 만큼 이상기온 폭염이 오기도 했고, 어쨌든 완연한 봄이 왔기 때문에, 너무 커버린 자구 2개도 분리할 겸, 분갈이를 했다. 자구는 최소한 2인치 이상 됐을때 떼어서 따로 심어야 잘 자란다고 한다. 그러나 작년에 2인치 2개를 분리해서 심은 자구들은 여전히 되게 작고 크는 속도가 너무 더뎌서, 이번에는 좀 더 클때까지 기다렸다 분리하게 되었다.

화장실에서 급 분갈이를 했다.

흙이 바짝 마르길 기다렸다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흙을 분리하면서 뿌리를 뜯어낸 것 같다.


이번에 분리한 이 두 작은 필레아는,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영국 도자기 아티스트 스텔라 배겟 Stella Baggott 씨의 아틀리에 스텔라 Atelier Stella 팟에 꽂아보았다.

이제 봄이 왔으니, 가을까지 쭉 폭풍성장할 수 있겠지?
'식물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몬스테라 알보 1달만에 새잎 나는중, 하프문에 가까울거 같다! (1) | 2023.08.17 |
---|---|
몬스테라 스탠들리아나(필로덴드론 위시본) 키우기 (0) | 2023.07.03 |
예쁜 수공 도예 화분, 컨비비얼 (0) | 2023.04.12 |
몬스테라 알보 노드 - 낮은 습도 때문에 난관 봉착 (0) | 2023.03.23 |
티슈 컬쳐 무늬 몬스테라 타이 컨스털레이션 도전기 2탄 (0) | 2023.03.21 |